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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Fishmans - 98.12.28 男達の別れ


내가 Fishmans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군대 화장실에서였다. 군대 화장실에는 항문에 힘쓰는 장병들을 위해 '삶과 꿈', '좋은 생각' 등의 교양서적이 비치되는데 나는 그 책들 속에 할당된 음반리뷰 페이지를 즐겨봤다. 그 코너에서 Fishmans를 처음 접했고 제대 후 Fishmans의 마지막 정규 앨범인 [宇宙 日本 世田谷]를 구입했다. 남자의 목소리도 아니고 여자의 목소리도 아닌, 아이의 목소리도 아니고 어른의 목소리도 아닌듯한... 아니, 이 모두의 목소리인듯한 사토 신지의 보컬은 카시와바라 유주루의 베이스를 타고 내 귓 속으로 흘러들어왔다. 물고기가 물 속을 헤엄치듯, 나는 공중에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음악이고 앞으로도 이들이 아니면 해내지 못 할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의 음반을 하나 둘 씩 모으기 시작했다.
이 앨범은 Fishmans의 마지막 싱글이 되어버린 [
ゆらめき IN THE AIR]가 발매(1998년 12월 2일)되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1998년 12월 28일의 라이브를 담은 앨범이다. ナイトクルージング,  IN THE FLIGHT, いかれた BABY 등 히트곡들은 물론, 40분에 이르는 LONG SEASON, 그리고 ゆらめき IN THE AIR까지 연주한 최고의 라이브였다. 하지만 이 공연 후 3개월도 지나지 않은 1999년 3월 15일에 팀의 리더인 사토 신지는 인플루엔자로 인해 심부전증이 악화되어 33살에 죽음을 맞는다.(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는 글을 정정합니다.) 그의 죽음이 6개월 쯤 지난 1999년 9월 29일 이 날의 라이브가 [98.12.28 男達の別れ]라는 타이틀로 정식 발매된다.


나는 DVD를 통해 이 공연의 영상을 봤다. 마치 깊은 바다 속을 연상시키듯 짙은 푸른색 조명 속에 사토 신지의 모습은 너무 야위었으며 많이 힘들어 보였다. 마지막 곡인 LONG SEASON이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락커로 들어간 이유도 무대 위에 더 이상 서 있기 힘들어서였을 것이다. 사토 신지는 공연 당시 자신의 삶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 앨범이 바로 그 날의 공연이며 Fishmans 최고의 앨범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